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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12호

나누면 나눌수록 행복은 더욱 커진다
서울행복신협
CU Happy Story
글.손은경 사진.조병우   영상.최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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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나만 행복하면 된 거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역시 사람은 더불어 살고, 나의 것을 내어주었을 때 더 큰 행복이 찾아온다. 그래서 신협정신을 늘 강조하는 서울 마장동의 서울행복신협은 오늘도 지역 주민들에게 행복을 전하고 있다.

서울행복신협 실내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앞으로 앞으로
“우리 서울행복신협의 인테리어 콘셉트는 소아과입니다.”

주황색 소파, 곳곳에 놓여 있는 다양한 종류의 인형들. 그동안 봐왔던 신협 조합점과는 다르다 했는데, 역시나 서울행복신협만의 아이덴티티였다. 채혁 이사장의 말처럼 소아과 콘셉트로 내부를 꾸민 것은 서울행복신협을 둘러싼 주변이 한몫했다. 1층에는 어린이집, 바로 옆 건물에는 어린이 공부방, 그리고 건너편에는 초등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종종 어른들의 손을 잡고 오는 어린이 손님들을 위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든 것. 어린 손님들 배려 차원도 있었지만 이것으로 어른들도 좋아하는 건 마찬가지라고 한다.
서울행복신협 건물 1층에 있는 별하어린이집

서울행복신협이 이렇게 작은 부분까지도 신경 쓰는 건 조합의 첫 시작에서 기인한다. 서울행복신협의 전신은 논골신협. 금호, 행당, 하왕 지역의 철거민들이 주축이 되어 한 푼 두 푼 모아 지역 주민들과 하나가 되어 만들어진 지역 신협이다. 넉넉하다고 말할 수 없는 형편의 사람들이 신협정신으로 뭉쳐 오늘의 모습으로 성장했기에 지역 밀착은 서울행복신협의 변하지 않는 기본값이다.

지금이야 주변에서 알아주는 신협이지만 순탄한 길만 걸은 건 아니었다. 1997년 설립하여 20여 년 동안 재무상태가 좋지 못했다. 그야말로 늘 손실이었다. 철거민과 형편이 어려운 지역 주민들이 모여 설립된 신협이다 보니 어려움도 많았고 수차례의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의지로 똘똘 뭉친 직원들은 2017년 신협중앙회와 서울지역본부의 경영컨설팅 등 여러 도움을 받으며 2018년부터 흑자 전환을 맞이하게 되었다.

“2020년 약 6억 원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여기서 좀 더 모습을 갖추어 조합원들에게 다가가고자 마장동에 건물을 매입해 지역 내 굳건한 서울행복신협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23년 2월 마장지점을 서울행복신협 본점으로, 금호본점을 금호논골지점으로 변경 승인을 획득했다. 여기서 추진력을 얻어 본점, 지점을 변경한지 1년 만에 본점 자산 1,300억 원의 증대 성과를 이루었다고 정복수 상임이사가 설명했다.

서울행복신협에서 진행하는 강연
함께하는 길을 걷다

재정위기도 탈출하고, 새 단장까지 마친 서울행복신협은 수익의 20%는 조합원, 지역 주민들을 위해 활용한다는 다짐을 실현해 나갔다. 그중 하나가 최근에 시작한 ‘노인건강돌봄지도사’ 자격증반 운영이다. 혼자 생활하는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이들을 위한 케어 서비스도 늘어나고 있는데, 단순히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보다 전문적인 교육을 통한 자격증을 요하면서 이에 대한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을 파악한 서울행복신협은 신협중앙회의 지원을 바탕으로 ‘건강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과 함께 노인건강돌봄지도사 자격증반 운영을 시작한 것이다.

마침 사보 촬영을 위해 방문한 날, 2층 상담실에서 수업이 진행되었다. 수강생들은 강사의 설명을 하나라도 놓칠까 봐 집중하고, 열심히 필기하기도 했다.

“모집 인원을 50명으로 정했을 때 과연 ‘사람들이 등록을 할까?’ 했어요. 하지만 모집 하루 만에 마감된 걸 보고 정말 깜짝 놀랐죠. 이렇게 반응이 좋을 줄이야. 이번이 첫 강좌인데, 반응이 너무 좋아서 이번 기수가 마무리되면 새로 모집을 진행하기로 결정했어요.”

설명하는 김세영 부장의 목소리에 당시의 놀라움과 기쁨이 서려있었다.

나의 것? 우리 모두의 것!

서울행복신협은 공간을 내어주는 방식으로도 지역 주민과의 상생을 이어나가고 있다. 같은 건물 1층에 별하어린이집이 자리하고 있는데, 서울행복신협이 건물을 매입하면서 어린이집이 자리를 비워줘야 했었다. 이에 어린이집 부모들에게 걱정거리가 생겼다. 잘 다니던 어린이집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아이들이 새로운 곳에 적응해야 하고, 생활반경을 변경해야 하기에 부모들 역시 불편함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채혁 이사장님이 어린이집 부모들과의 간담회 자리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결국 별하어린이집은 그 자리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되었어요. 여기에 더해 지하에 마련된 공간을 아이들의 신체활동 장소로 활용할 수 있게 배려해 주고, 2층 상담실은 어린이집 부모 간담회 장소로도 사용할 수 있게 해주었어요. 아이들 경제교육을 위해 서울행복신협에 방문해서 직접 저금도 해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어요. 아이들이 엄청 좋아해요.”

별하어린이집 신은순 원장은 서울행복신협이 아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건물 1층에 어부바 조형물이 있는데, 아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별하어린이집이 아닌 ‘어부바 어린이집’이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여기에 더해 서울행복신협은 자신의 앞마당까지도 지역 주민들에게 열어놓았다. 골목이 많아 널찍한 공간이 부족한데, 서울행복신협이 흔쾌히 공간 사용을 배려해 주면서 이곳은 지역 주민들에게 광장이 되었다.

때마침 촬영차 방문한 날, 이곳에서 플리마켓이 열렸다.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사로잡으며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플리마켓을 함께 운영한 마장아이꿈누리터의 센터장은 이런 서울행복신협이 늘 고맙다고 웃으며 말했다.

서울행복신협 건물 앞에 열린 플리마켓
신협정신을 마음에 새기며 늘 처음처럼

“서울행복신협은 조합원님들이 주인입니다. ‘일인은 만인을 위하여, 만인은 일인을 위하여’라는 신협정신을 바탕으로 조합수익금 20% 이상을 지역사회를 위해 사용하고 있어요. 앞으로 20%가 아닌 30%, 40%, 그 이상으로 지역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서울행복신협이 되는 게 저희의 목표입니다.”

이렇게 해서 조합 이름처럼 행복을 전하고,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신협이 되었으면 한다고 김세영 부장이 바람을 전했다.

서울행복신협을 방문해서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가 바로 ‘신협정신’이다. 수익이 점점 늘어나면 초심을 잃는 경우도 많은데, 이 신협정신은 세월이 흘러도 절대 변하지 않는 가치로 유지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전 직원이 노력하고 있다 한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욕심으로 정작 눈앞에 있는 행복을 놓칠 뿐이다. 오래, 멀리 가려면 손잡고 가야 한다는 채혁 이사장의 말처럼 서울행복신협 조합원들과 직원들이 손에 손잡고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 든든한 동반자가 되길 기대한다.

서울행복신협 채혁 이사장
채혁 이사장

서울행복신협은 조합 이름처럼 조합원님들도, 주민들도 모두가 행복할 수 있도록 지역 기관들과 협업을 이뤄나가고 있습니다.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고 노력하겠습니다.

서울행복신협 직원들
(윗줄) 김범주 대리, 김대연 과장, 권소연 사원, 박보람 과장, 이연아 주임, 정복수 상임이사
(아랫줄) 송재훈 사원, 김후곤 사원, 김수빈 주임, 채혁 이사장, 김세영 부장, 김은아 사원
서울행복신협
동네 한 바퀴

서울행복신협에서 걸어서 5분.
청계천이 잔잔한 물결을 만들며
평화롭게 흐르고 있습니다.
이곳은 마장동 사람들의
소중한 휴식처이죠.

깊어가는 가을 속에
바람은 점점 차가워지고 있지만
계절의 변화를 맞이하며
동네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아침을 시작합니다.

누군가는 빠른 걸음으로,
또 다른 누군가는 가볍고 여유롭게.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가르기도 하죠.
청계천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모습.
그 무엇이 되었든 서울행복신협은
모두의 하루가 행복으로
가득하길 바랍니다.

청계천 풍경,청계천의 정자,청계천의 징검다리,청계천에 핀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