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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8호

첼로 선율 속
우정의 하모니

힘이 되는 벗
글.송지유 사진.고석운   영상.성동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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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음의 매력을 가진 현악기 첼로의 선율과 함께 아름다운 우정을 돈독히 한 이들이 있다. 천안제일신협 최유림, 전지윤 주임은 함께 첼로를 배우며 따뜻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화음처럼 차곡차곡 쌓았다. 커다란 악기의 현을 손가락으로 누르고 활로 줄을 그어 아름다운 연주를 해낸 이들의 특별한 하모니를 함께 들어본다.

가장 따뜻한 악기의 소리를 내다

싱그러운 초록빛이 눈부신 초여름날. 인천의 사라스튜디오에서는 중저음의 풍부한 음색이 매력적인 현악기 첼로 소리가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다. 첼로 배우기에 도전한 천안제일신협 수신팀 전지윤 주임, 기획총무팀 최유림 주임이 처음 만져본 첼로를 안고 활을 그으며 소리를 빚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첼로는 가장 따뜻한 악기라고 합니다. 첼로의 끝부분이 가슴에 닿다 보니 심장과 가장 가까운 악기이기 때문입니다. 첼로는 도, 솔, 레, 라 4개의 현으로 되어있는데, 첼로 현을 왼손 손가락으로 눌러 음정을 소리 낼 수 있어요.”

악기를 배워서 제대로 곡을 연주하는 게 버킷리스트였는데, 이번 기회에 달성하게 됐다며 설렘과 기대감을 보이는 두 사람. 강사의 코칭에 따라 앉는 자세부터 시작해 첼로를 자신에게 맞는 높이로 조정한 후 첼로 줄을 누르고 활을 잡는 방법도 익혀 나갔다.

“활은 줄과 90도가 되도록 맞춰 처음부터 끝까지 직선으로 긋고 계속 같은 힘으로 눌러줘야 합니다. 먼저 제일 많이 나오는 두줄 A현(라)과 D현(레) 활긋기 연습을 해볼게요. 활을 그을 때 오른쪽으로 가면 다운(down bow)이라고 하고 왼쪽으로 가면 업(up bow)?이라고 해요. 그래서 다운 업 다운 업 하면서 활을 긋는 연습을 해보세요.”

다운 활과 업 활을 연결시켜 부드럽게 활을 바꾸며 소리에 익숙해지는 새 잔뜩 긴장한 허리며 어깨, 손가락까지 통증이 밀려온다. 근육통을 이겨내며 활긋기 연습에 익숙해지자 두 사람의 손끝에서는 처음보다 깔끔한 소리가 흘러나온다. 특히 최유림 주임은 초반부터 좋은 소리를 내어 다른 이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전지윤 주임도 처음에는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갔지만 자세 교정을 하며 집중하는 사이 한결 고운 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힘이 되는 멘토, 함께 해서 더 좋은 동료

“신입 시절, 사소한 실수가 잦아 고민할 때 2년 선배인 최유림 주임이 많이 응원해 준 덕분에 잘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나이도 비슷하고 앞집에 살아 더 친해졌어요. 그런데 최유림 주임이 올해 12월 결혼을 앞두고 이사와 인사이동도 하게 되면서 예전만큼 자주 만나기는 힘들 것 같아요. 저의 첫 사회생활을 즐거운 추억으로 가득 채워준 최유림 주임에게 결혼이라는 새 출발을 앞두고 큰 선물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오늘 첼로 클래스는 입사 후 4년간 큰 힘이 되어 준 동료와 특별한 추억을 쌓고 싶은 전지윤 주임의 선물이었다.

다음 단계로 넘어간 두 사람은 손가락 번호 0·1·2·3·4를 악보에 써놓고 운지법을 익히며 연습을 이어갔다. 연습 끝에 이제는 본격적으로 곡을 연주하는 단계. 첫 곡은 ‘반짝반짝 작은 별’부터 시작했다. 가장 기초적인 곡이지만 연주는 만만치 않다는 강사의 코칭에 따라 번호대로 연습을 하던 중 갑자기 너무도 매끄럽게 곡을 연주하는 최유림 주임 덕분에 다시 한 번 깜짝 놀라고 만다.

“뭐야~~ 너무 잘하시는데요?”

“이거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 먼저 다음으로 갈게요~”

“안돼~ 같이 가야죠~”

함께 빚어내는 환상의 하모니

어느새 터득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하는 최유림 주임. 그런 그에게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에 들어가야 할 것 같다며 칭찬하던 전지윤 주임도 연습을 반복하는 사이 자신만의 소리를 찾아간다.

다음으로 ‘에델바이스’에 이어 가장 난도 높은 ‘Over the rainbow’까지 거침없이 연습을 이어가던 두 사람. 마지막으로 오케스트라 연주를 MR로 틀어놓고 ‘에델바이스’ 연주 모습을 영상으로 녹화하기로 했다. 첫 도전에서는 다소 박자가 어긋난 아쉬움을 되새기며 재도전. 결의를 다진 덕분인지 자세도 소리도 더 단단해진 두 사람은 진지한 자세로 완주를 해냈다. 아쉬움도 있지만 처음으로 연주를 해낸 것이 뿌듯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처음에는 도대체 어떻게 첼로를 연주할 수 있을지 상상이 안 됐어요. 중간에 자세 유지와 힘 조절이 잘 안돼서 어렵긴 했는데, 계속하면서 활을 그으니까 소리가 나고 또 다르게 하면 음이 바뀐다는 걸 알게 되면서 너무 신기했어요. 자세 유지하느라 몸살이 좀 날 것 같긴 한데 완주하고 나니 뿌듯하네요.”

유독 자세 유지가 어려웠다는 전지윤 주임. 처음 배워보는 거니까 한 번에 잘 안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둘이 함께 하니까 더 잘할 수 있었고, 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어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힌다.

“잘 쓰지 않는 손 근육을 사용하는 게 많이 어려웠지만, 최종적으로는 처음보다 훨씬 좋은 소리를 낸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또 혼자 했을 때 소리와 둘이 했을 때 소리가 다르더라고요. 각자 연습했을 때는 소리가 조금 빈듯했는데 같이 하니까 소리가 더 웅장하게 느껴졌어요.”

최유림 주임도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 낸 하모니가 뿌듯하다고 말했다. 올여름에 친한 동료들과 함께 놀러 가 또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자며 계획을 세우는 두 사람. 매력적인 첼로 선율을 타고 아름다운 우정의 하모니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각자 연습했을 때는 소리가 조금 빈듯했는데
같이 하니까 소리가 더 웅장하게 느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