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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6호

어디를 보아도 포토존
충남의 힙한 여행지 당진

CU 핫플레이스
글. 김지은 사진. 조병우

충남 당진은 자연과 인간, 현재와 과거의 균형이 조화로운 곳이다.
도시에서 약간만 벗어나면 만날 수 있는 바다와 초원으로
가득한 당진은 액티비티와 릴렉싱을 모두 충족시킨다.
가족, 친구, 연인 등 누구와 함께라도 즐거움의 밸런스가 완벽한 곳
충남 당진의 랜드마크로 떠나보자!

몽환의 숲으로의 초대, 아그로랜드 태신목장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이하 아그로랜드)은 자연과 인간의 밸런스를 조율하기에 완벽한 초록빛 쉼터다. 낙농체험과 캠핑장 운영을 함께 하는 당진의 대표 랜드마크 중 하나다. 30만 평의 푸르른 초원 위에서 피크닉을 즐기거나 염소, 토끼, 꽃사슴, 말, 산양들과 평화롭고 낭만적인 순간을 만들 수 있다. 계절별로 달라지는 풍경이 특히 매력적이기에 어느 계절에 방문하더라도 목가적인 여가를 즐길 수 있다. 이곳을 방문한 날 갑자기 변덕을 부리는 쌀쌀한 봄날씨가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노랗게 핀 수선화와 나뭇가지마다 피어난 이름 모를 꽃들을 보니 그래도 봄은 봄이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꽃풍경을 온몸으로 즐기며 발을 옮긴다. 서울에선 이미 다 진 벚꽃을 이곳에서 다시 마주했다. 겹벚꽃이다. 아! 팝콘같은 꽃송이라는 표현을 이럴 때 쓰는 것이구나. 보내기 아쉬웠던 벚꽃을 여기서 다시 만나니 반갑고, 우리의 봄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느꼈다.

봄을 지나 여름의 문턱에서는 드넓은 초원을 가득 채운 청보리밭이 장관을 이룬다. 초록이 주는 편안함과 청량감을 느낄 수 있다. 지금은 때가 아니라 보지 못했지만, 이것으로 아그로랜드에 또 와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이렇게 아그로랜드는 자연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으로 몽환의 숲을 모험하게 한다. 메타숲과 느티숲길 안쪽, 이곳에 웬 문이? 아름다운 아그로랜드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노란 문이다. 노란 문은 숲의 초록색과 대비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빨간색의 테두리와 노란색의 문. 숲의 한가운데 세워진 문을 열면 마법의 세계로 갈 수 있을까.

어린 아이가 있는 가족동반 나들이라면 나무놀이터를 꼭 들려야 한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트리하우스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는 어른들에게도 흥미로운 공간이다. 튼튼하게 지어진 트리하우스와 트로이의 목마를 연상케하는 말 조형물은 내부로 들어갈 수 있어 어른이 되고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모험심을 눈 뜨게 만든다.

혹여 아그로랜드에 도착했으나 비가 내린다고 하여 낙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수백 그루의 나무가 비를 만나면 촉촉해진 흙과 숲의 향기가 우리의 영혼을 새롭게 깨울 것이기 때문이다. 맑은 날도 흐린 날도,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는 날에도 자연이 만들어 내는 찬란한 풍경을 누리기에 아그로랜드는 완벽하다.

아그로랜드는 자연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으로 몽환의 숲을 모험하게 한다.
맑은 날도 흐린 날도,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는 날에도 자연이 만들어 내는
찬란한 풍경을 누리기에 아그로랜드는 완벽하다.

레트로 무드의 낭만이 가득한 삽교호 놀이동산

삽교호 놀이동산은 레트로 무드의 낭만이 가득하다. 영화 〈오늘의 연애〉, 〈조제〉 등의 촬영지로도 인기를 끈 삽교호 놀이동산은 당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랜드마크다. 놀이동산치고는 작은 규모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대관람차, 바이킹, 회전목마뿐만 아니라 스카이레일카, 타가디스코, 유령의 집, 범퍼카와 자이로드롭까지 있을 놀이기구는 다 있어 스릴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물론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기구들도 준비되어 있어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들의 즐거움도 걱정 없다.

삽교호 놀이동산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대관람차다. 대관람차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실제로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른 시간에 방문한 놀이동산인데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나도 질 수 없다는 마음에 한 틈바구니에서 추억 한 장을 남겼다. 만족스러운 인증샷을 건진 후 대관람차에 몸을 실었다. 서서히 올라갈수록 놀이공원의 풍경과 서해대교를 가로지르는 바닷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비록 안에 들어와 있지만 숨이 트이는 기분이다. 그래, 이 맛에 대관람차를 타는 것이지. 한 가지 팁을 제공한다면, 밤에도 예쁜 곳이 바로 여기다. 야간 조명이 켜진 대관람차 앞에서 찍은 사진은 굉장히 감각적이다. 해가 진 후 대관람차에 탑승하면 바다 위 조업을 하는 배의 불빛과 서해대교를 밝히는 조명이 밤바다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레트로 무드를 듬뿍 담고 있는 회전목마도 인생사진을 남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놓칠 수 없는 스팟이다. 회전목마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사랑이 영원하다는 속설이 있다고 하는데, 이야기의 진위 여부를 떠나 사랑하는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하는 순간을 기록한다면 소중한 추억의 조각으로 오랫동안 간직될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하는 순간을 기록한다면
소중한 추억의 조각으로 오랫동안 간직될 것이다.

당진여행, 이곳도 놓치지 마세요!

신리성지

한국 천주교의 대표적인 성지 중 하나. 너른 들판 위에 세워진 순교자 기념관과 순교미술관은 아름답고도 성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탁 트인 너른 들판을 바라보면 풍경이 주는 위안과 알 수 없는 벅차오름이 내 안에서 피어난다. 인간과 자연의 균형이 자연스럽게 맞춰지는 곳, 신리성지다.

아미미술관

폐교의 성공적인 재탄생과 유니크하고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인생샷 성지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다. 지역문화의 중심공간이자 미술문화의 활성화를 주도하는 아미미술관은 예쁜 사진을 찍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과 미술 작품을 관람하려는 사람들의 니즈를 모두 충족시킨다.

독립서점 오래된 미래

‘우리에게 책이란? 오래된 미래다’를 슬로건으로 삼은 동네 책방. 독립서점 마니아들에게는 이미 유명한 장소이다. 서점지기의 책을 고르는 안목에서 고수의 실력이 엿보여 나의 취향을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하나의 가이드가 될 수 있다. 또한 독립서점인만큼 독립출판물을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어 더욱 흥미로운 곳.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 당진의 맛집

미당면옥

충남 당진에서 만나는 평양냉면 전문점 미당면옥. 깔끔하고 정갈한 맛집을 찾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매일 아침 통메밀을 저속 맷돌로 자가제분하여 순메밀 100%의 면을 직접 제조한다. 초신선 한우로 끓인 육향 가득한 평양 물냉면은 특유의 슴슴하면서도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슬기네식당

돌솥밥과 갈치조림이 환상적인 궁합을 이루는 식당이다. 단짠맵의 조화가 그야말로 한국인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맛이다. 갈치가 잘 보이지 않아 양이 적은듯싶지만 넉넉한 양의 국물에 가려졌을 뿐, 배부르게 먹을 수 있을 만큼 푸짐하다. 김에 갈치, 무, 국물에 비빈 밥을 싸먹으면 최고의 삼합을 느낄 수 있다.

카페 피어라

미당면옥 건물 바로 옆에 청보리 뷰로 유명한 베이커리 카페 피어라가 있다. ‘당진 카페’라고 검색하면 첫 페이지에 등장할 정도로 인기 카페다. 키치한 소품들과 예쁜 데커레이션으로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을 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청보리밭과 함께하는 디저트 시간은 그 자체로 초록빛 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