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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4호

모던 한복 디자이너 황이슬
전통과 일상, 예술과 상업의 밸런스!
‘한복한’ 라이프를 꿈꾸다

CU가 만난 사람
글.송지유 사진.리슬 제공

특별한 날만 입는 것으로 생각되던 한복이 일상 속으로 들어왔다. 우리만의 전통복이 아니라 세계인들도 공유할 수 있는 패션으로 한복의 새로운 지평을 넓히고 있는 한복디자이너이자 ‘리슬’의 황이슬 대표. 전통과 일상, 패션과 예술의 경계에서 밸런스를 유지하며 다양한 도전을 이어가는 그의 한복한 라이프를 만나보자.

세계 무대에 선 한복,
패션이 되다

2022년 9월, ‘2023 SS 밀라노 패션위크 GFC(Global Fashion Collective)’에서는 특별한 런웨이가 펼쳐졌다. 한복 브랜드가 최초로 밀라노 패션위크 무대에 선 것이다. 12벌의 한복을 입은 모델들이 경쾌한 음악에 맞춰 걸으며 한복의 변신을 선보였다.

노방 소재로 재킷을 만들고, 치마에는 봉황 무늬를 새겼다. 데님·메시 등 다양한 소재, 과감한 믹스 매치로 구성된 의상은 유명 패션 미디어로부터 ‘Young Tradition(젊은 전통)’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밀라노 현지에서도 “전형적인 한복이 아니라 정말 웨어러블(착용하기에 적합)하다”는 반응을 얻으며, 한복을 패션 장르로 각인시켰다. 이처럼 특별한 날 또는 명절에 입는 전통 의상 한복이 감각적이고 ‘힙한’ 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바로 ‘전통’ 한복에 ‘모던’을 덧입히며 새로운 패션의 문을 연 모던 한복 브랜드 ‘리슬’의 대표이자 한복디자이너 황이슬 대표가 만들어낸 변화의 바람이 더욱 커지고 있다.

“박물관 속에만 있는 옷은 옷이 아니라 유물이죠. 한복을 전통이라는 시각에만 가두지 않고 현대인들이 일상 속에서 입을 수 있는 옷으로의 가치를 실현해나가고자 합니다.”

황이슬 대표는 특별한 날에만 입는 전통복, 예복이 아니라 일상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으로서의 한복을 목표로 2006년 전주에서 한복점을 창업했다. 한복이 사양산업으로 인식되는 환경 속에서 무모한 도전이라는 시선도 받았고, 대량생산 실패 및 디자인을 도용당하고 기업형 경쟁사들에 밀리는 등 우여곡절 또한 겪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이어가면서 유명 연예인들도 줄이어 찾는 브랜드가 되었다. 한복의 산업화와 문화 확산을 일으킨 공로로 지난 2021년 대한민국패션대상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예술과 상업의 밸런스, 딱 한 스푼의 특별함

“‘패션은 예술과 상업의 경계에 있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따라서 디자이너의 창의성과 아름다움도 담겨야 하지만, 대중이 입을 수 있는 옷으로서 응당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복의 전통적 아름다움과 문화적 가치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람들이 입어야 패션이 되는 거죠. 저는 그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옷을 만들 때는 항상 ‘나라면 이걸 입을까, 나라면 멋있다고 생각할까’라고 질문을 던지죠. 즉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객이 옷을 만드는 밸런스의 중심인 것 같습니다.”

한복을 전통의 영역에서 패션의 세계로 이끌고 있는 황이슬 대표에게 밸런스 유지의 기준은 바로 ‘고객’이다. 그리고 그것이 베이직한 기본에 ‘황이슬 표’의 특별함 한 스푼이 포인트로 들어가면서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만의 정체성을 만들고 있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으면서 그만의 색이 느껴지는 오묘한 적절함, 바로 그만의 천칭이 평형을 이루는 시점이다.

이렇듯 ‘모던 한복’이라는 세계를 개척해 온 그는 여러 요소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복이 패션이 되기 위해서는 소재의 편안함, 내구성, 패턴의 정교함, 재봉의 꼼꼼함. 그러면서도 놓치지 않는 트렌디한 디자인 등 이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즉, 패션의 기본 영역에 한복이 들어간 거죠.”

특히 그는 소재의 다양성을 통해 한복을 더욱 일상적 패션으로 선보이고 있다. 트위드, 비닐, 흔히 뽀글이라고 하는 플리스 소재를 비롯해 업사이클링 소재도 적용한다. 이처럼 다양한 소재를 적용하면서 그의 한복은 더욱 열린 패션이 되고 있다.

경계를 넘어 지평을 넓혀가는 ‘한복한’ 라이프 황이슬 대표는 방탄소년단(BTS), 마마무, KARD 등 케이팝 아티스트의 무대의상 작업을 통해 한복의 위상을 높이며 한류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BTS와의 작업 이후 한국은 물론 외국에서도 ‘너무 멋있다, 응원한다’는 등의 뜨거운 반응과 함께 한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처럼 케이팝 스타들이 한복을 착용했을 때 전 세계에 파급력이 엄청나고 한복을 알리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서도 한복 세계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한 노력은 좀 더 필요하다.

“한복을 글로벌 무대에서 통하는 패션 장르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갖고 2017년에 밀라노 패션 페어에 참여했었어요. 하지만 1억 원이 넘는 돈을 쓰고도 오더는 200만 원 남짓을 받았을 뿐이죠. 그런데 바꿔서 생각해보면 우리 역시 멕시코의 전통의상을 평소에 입지는 않잖아요. 하지만 독특한 멕시코의 전통 문양이 그려진 티셔츠라면 충분히 입을 수 있잖아요. 그렇게 접근을 해야 된다는 걸 엄청난 수업료를 내고 배운 거죠.”

‘오, 한복한 인생!’ 황이슬 대표의 슬로건이다. ‘한복한’이라는 뜻은 ‘한복을 입는다, 한복을 일상에서 만끽한다’는 의미이면서 ‘행복하다’라는 말의 중의적 표현이다. “저희 옷을 입으신 분들이 ‘정말 너무 행복해요’라는 얘기들을 하시는데, 그런 경험을 더 많은 분들께 소개하고 싶습니다.” 한복을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이 일생동안 이루어질 만큼 대중적인 옷이 되면 좋겠고, 그렇게 있는 순간이 굉장히 행복하다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는 황이슬 대표. 옷장에 모셔두는 옷이 아니라, 청바지, 운동화처럼 아무 때나 입을 수 있는 옷, 한복이 이벤트의 영역에서 일상의 영역이 되기를 바란다. 황이슬 대표는 앞으로도 더 많은 이들에게 ‘한복한’ 라이프를 선사하기 위해 도전을 계속해 나아갈 것이다.

황이슬 디자이너

인스타그램 instagram.com/leesle/
페이스북 facebook.com/leeslecom/
유튜브 오 한복한 인생 리슬TV
리슬 홈페이지 www.leesle.com

BTS, 마마무, 이날치, 송가인, 태민, 김희철 등
K-POP 스타 한복 제작
남원시립국악원 한복 제작
국립고궁박물관 왕실복식 체험의상 제작
MBC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 의상 제작
중국 CCTV 한중수교 20주년 기념 특집방송 ‘통하다’ 한복 패션쇼
Young Creative Korea 2015 전시(DDP)
Paris Tranoi Fashion Fair 참가
Milano White Fashion Fair 참가
NY Coterie Fashion Fair 참가
Milano Fashion Week 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