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든 디자이너로 또 후학을 양성하시며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으신데요.
근황은 어떠신가요?
A. 봄이라 한창 정원디자인을 하고 있어요. 현재 시공 중인 정원의 감리도 보고 있고요. 봄철에 한참 바빴는데 지금은 살짝 여유가 있어요. 덕분에 해피스토리 독자들을 뵙게 되었네요.
작가님은 방송작가로 활동하시다 정원 일을 배우기 위해 과감히 영국으로 떠나셨어요.
어찌 보면 큰 도전이었을텐데 영국으로 떠나려고 마음 먹은 까닭이 궁금합니다.
A. 방송 일을 매우 좋아했었는데 어느 순간 너무 지치기도 하고 힘들었어요. 방송 일이라는 것이 글이 안 써지는 날도 있고 매일매일 같은 양의 글을 쏟아낸다는 게 힘든 일이어서 지쳐 있을 때가 있었어요. 마침 제가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가면서 정원 일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당시 가족사적으로는 부모님 두 분이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저에게 변화가 많았습니다. 이때 ‘뭔가 새로운 공부를 좀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 가든디자인을 공부하게 되었어요. 하던 일을 좀 그만둘 방법으로 좋아할 것 같은 일을 해야지 했는데요, 한국에는 공부할 곳도 마땅치 않았어요. 특히, 한국에 있으면서 방송 일을 안 하기는 힘들더라고요. 그렇게 겸사겸사 영국으로 갔는데 막상 가서 공부를 시작하니까 이쪽 분야가 저랑 잘 맞았어요. 계속 공부하다 보니 7년 정도의 시간이 되었네요. 단순한 이유로 일을 쉬고 싶은 생각에서 찾았던 영국에서 제 인생의 방향을 바꾸게 되었어요.
펜을 버리고 영국에서 정원을 공부하셨어요.
정원 디자이너로 성장하기 위해 어떠한 과정을 거치셨는지요?
A. 건축 분야를 보면 건축을 시공하시는 분이 있고 디자인하시는 분 있잖아요. 정원 역시 시공 분야는 따로 있고 가든 디자이너는 정원의 밑그림을 그리고 ‘어떤 설계를 할까, 디자인을 할까’ 이런 것들을 고민하는 사람이에요.
아무래도 시공을 전제로 하는 디자인 분야이기 때문에 건축과 학생들이 배워야 되는 공부도 상당 부분 있고, 또 식물을 키우는 일이어서 원예과 학생들이 공부해야 하는 부분도 있어요. 디자인과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아름답게 디자인적으로 연출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해야 해요. 이러한 것들을 모두 병행 하니 7년 가까이 공부를 끊임없이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공부보다 영어가 가장 어려웠어요. 제가 영어 전공자도 아니고 직장에서 영어를 계속 쓰던 사람도 아니었기 때문에 고등학교 때 했었던 영어가 다인 상태에서 유학을 갔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영어를 극복하는 데 시간이 상당 부분 걸렸어요. 오히려 전공책자나 이런 것 보다 생활 영어가 힘들더라고요.
공부는 어렵지 않은 게 하나도 없었는데 하면 되게 재밌었어요. 디자인하는 것, 설계하는 것, 원예 일 배우는 것, 식물에 대해서 공부하는 것, 디자인적으로 색에 대해서도 공부하는 것 등 어렵지 않은 공부는 하나도 없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