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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호

바람과 세월이 만든
아름다움
보령 소황사구
해양경관보호구역

충남 보령시 웅천읍 독산리 해안부터 소황리 해안까지 약 2.5km 해안에 형성된 해안사구인
보령 소황사구는 국내 첫 번째 해양경관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생태계의 보고인 소황사구는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줄 뿐 아니라
자연재해로부터 지역을 지켜주는 역할도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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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방풍(Glehnia littoraliis): 바닷가 모래땅에서 잘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로서 초여름에 흰색의 꽃을 피웁니다. 한방의 약재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발한 해열 진통 등의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가슴이 답답한 날,
바다와 모래 언덕을 만나다
유난히 가슴이 답답하고 무언가 해결되지 않은 것 같은 날. 사람들은 바다를 찾는다. 탁 트인 푸르름과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모래의 형태는 마음 속 답답한 응어리를 슬쩍 풀어 놓게 한다.
추운 겨울, 찾은 보령 소항사구는 충남 보령시 웅천읍 독산리 해안부터 소황리 해안까지 약 2.5km 해안에 형성된 해안사구(海岸砂丘)다.
해안사구는 바람에 의해 형성되는 모래 언덕으로, 자연재해로부터 배후지역을 보호할 뿐 아니라 내륙으로 소금물이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 등을 한다.
보령의 소황사구는 전체 면적이 거의 훼손되지 않고 원형이 잘 보존돼 있는 몇 안되는 사구로 꼽힌다.
특히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백로, 검은머리물떼새, 알락꼬리마도요 등 보호대상 해양생물이 살고 있으며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표범장지뱀, 삵 등도 서식 중이다.
또 갯그령, 순기비나무, 갯쇠보리, 통보리사초 등 사구 식물도 다양하게 분포해 있어 아이들의 생태교육을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사구의 원형이 잘 보존된
해양관광보호구역
소황사구 입구에 다다르면 ‘소황사구 생태경관보전지역’이라는 문구가 적힌 돌비석이 세워져 있다.
추운 겨울, 주변의 산과 나무는 푸른 빛을 잃었지만 우리가 가야할 방향을 알려주는 비석의 모습이 새삼 당당하게 느껴진다.
소황사구의 길이는 약 2km이며, 최소폭은 약 34m, 최대 폭은 약 118m로 평균 60m이다. 소황사구 해안은 만입을 중심으로 파랑에 의한 퇴적 지형이 발달했으며, 해안의 모래는 거의 세사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근처에는 습지, 갯벌, 배후 산지가 형성되어 있어 전형적인 해안지형을 보인다.
우리나라에는 전 해안에 걸쳐 총 133개의 해안사구 지형이 있지만 대부분 해수욕장으로 이용되면서 그 본 모습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때문에 생태계의 보고로 불리는 보령 해안사구는 환경적 가치가 매우 높다.
소황사구에는 생태탐방 안내소가 마련되어 있다. 따뜻한 계절에는 입구에서 안내소까지 다양한 생물들을 만나며 눈 부신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
서해의 낙조와 함께 감상하는
해안 사구의 아름다움
입구를 넘어 들어가면 한적하면서 바다와 어울리는 해안 사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소황사구 조망대를 방문하면 지붕 끝에 고드름이 달려 있어 추운 날씨를 짐작하게 한다. 모래언덕과 갈대로 이루어진 해안사구는 바다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주는 울타리와 같은 느낌이다. 저 멀리 보이는 사구 언덕 사이의 낮은 땅에는 담수가 모여 습지가 이루어져 있다.
갑자기 악화된 기상으로 인해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지만 바다와 눈, 사구가 어우러진 모습에 좀 더 자리에 머물며 감상한다.
이윽고 해가 지기 시작하고, 바다와 하늘은 원래 하나였던 것처럼 붉은 색으로 물든다. 갯벌에는 물이 빠지고 함께 붉은 옷을 입은 모습이 환상적이다.
소황사구의 뒷편에 자리한 독산마을은 소황사구 생태·경관보전지역 및 해양경관보호구역 인근에 위치한 마을로서 자연경관이 우수한 곳으로 꼽힌다. 시간이 남는다면 이 곳을 한번 둘러보는 것도 좋다.
환경부는 2005년 10월 28일 소황사구를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했고, 2018년 12월에는 소황사구 해역 일대를 국내 첫 번째 해양경관 보호구역으로 정했다.
추운 겨울 만난 소황사구의 아름다운 모습에 지난해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새해의 다짐들은 다시 한번 마음 깊이 되새겨 본다.
더불어 다양한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어 고즈넉하면서도 벅차오르는 경관을 선물하는 소황사구를 좀 조금 많은 사람들이 오래도록 즐길 수 있기를 바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