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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4월호

세월을 이겨낸 절경,
부안 채석강과 격포해수욕장

봄바람이 코끝을 간질이기 시작하면 여행에 대한 그리움이 커진다.
겨울동안 움츠렸던 몸을 펴고 새로운 봄을 맞아 새로운 기운을 충전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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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바다 옆,
자연이 만든 예술품을 만나다
오랜 세월에 걸쳐 바닷물의 힘으로 탄생한 채석강(彩石江)은 그 이름 덕에 강으로 착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층암 절벽과 바다를 총칭하는 이름이다.
격포해수욕장의 왼편, 썰물 때 드러나는 변산반도 서쪽 끝 격포항과 그 오른쪽 닭이봉(200m)일대의 층암 절벽을 일컫는 이름으로 세월을 견디어 온 기암 괴석들이 책을 옆으로 쌓아 놓은 듯한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채석강이라는 이름은 중국의 채석강(彩石江)과 그 모습이 흡사해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 이름에는 중국 당나라의 대표 시인이자 시선으로 불렸던 이태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술을 좋아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이태백이 달빛 아름다운 밤, 뱃놀이를 하며 술을 즐기다 강물에 비추어진 달을 잡으러 물에 뛰어 들었다 목숨을 잃었다는 전설이 그것이다.
그가 빠져 죽은 곳이 채석강인데 변산 채석강의 아름다움이 그만큼 빼어나다는 뜻에서 이름을 따왔다.
기암괴석이 만든 아름다움,
세월의 흔적을 새기다
한 권 한 권 책을 쌓아 놓은 듯 한 채석강은 선캄브리아대의 화강암, 편마암을 기저층으로 한 중생대 백악기의 지층이 쌓여 이루어졌다. 이렇게 쌓인 지층이 바닷물에 침식되어 만들어낸 아름다운 무늬를 보며 바위가 견디어 내었을 시련에 대해 생각해 본다.
신비로운 기암괴석에 대한 궁금증에 무턱대고 찾았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물 때를 잘 확인하고 방문해야 한다. 하루 두 차례 물이 빠지는데 이때 채석강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다.
채석강 아래로 내려가면 물이 빠진 바위 사이사이 작은 해양동물 등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물 빠진 채석강에 낙조가 더해지면 황홀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채석강의 단면을 각각 살펴보면 아래로 갈수록 입자가 크고 위로 갈수록 입자가 작아진다. 지질학자들은 이러한 구조를 바탕으로 과거 채석강이 수심이 깊고 경사가 급한 호수 아래 있었을 것으로 짐작했다.
과거 호수 아래 있던 바위가 어느덧 바다 옆에 자리 잡고 우리를 만나고 있으니 자연이란 참으로 신비롭다는 생각을 해본다.
채석강은 그 아름다움과 자연적 가치를 인정받아 1976년 4월 2일 전라북도기념물 제28호로 지정됐다.
일몰 풍경 속에서 채석강의
아름다움을 생각하다
부안군 변산면 격포리에 자리잡고 있는 격포해수욕장은 채석강 절경을 멀리서도 확인할 수 있는 곳으로 변산반도 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닭이봉과 채석강 사이에 있으며 약 500m 길이의 백사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찾기 좋은 곳으로 조수간만의 차가 심하지 않고 모래가 깨끗하다. 변산반도 국립공원과 연결된 트레킹 코스가 조성되어 있어 채석강과 격포해수욕장을 둘러본 후 주위를 둘러본다면 나름대로 좋은 코스가 된다.
이 곳에서 보는 낙조는 서해의 일몰 중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힌다. 바위에 부딪쳐 부서지는 파도가 낙조와 어울려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중국의 채석강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 수 없으나 격포해수욕장과 채석강에서 보는 일몰 광경에 달을 잡고 싶었던 이태백의 마음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정도다.